아침식사를 마치고, 제77주년 4・3희생자 추념식 참석차 제주 4·3 평화공원을 찾았다. 작년에는 공원 맞은편에 있는 공터를 전부 주차장으로 활용해서 주차하기 수월했는데, 올해는 무슨 건물을 짓는지 공사 중이라 주차 자리가 없어서 조금 애를 먹었다.
올해 슬로건은 4·3의 숨결은 역사로, 평화의 물결은 세계로!
이곳에서 뵈니 또 반가운 우원식 의장님.
4·3희생장유족회 표선지회에서 챙겨 주신 따뜻한 대추차로 얼어붙은 몸을 녹인다. 작년처럼 비가 쏟아지지는 않았지만, 올해도 제주도의 4월 3일은 날이 궂다.
제주4·3평화기념관 기획전시실 3관에서는 〈그 겨울 넘어, 함께 이룬 우리 이야기〉라는 기획 전시 중이었다.
김영화 작가의 17m짜리 대작인 〈그 겨울로부터〉는 1948~1949년에 걸쳐 있던 초토화작전 시기의 겨울로부터 비롯된 작품이라고 한다. 다른 한쪽에는 유족 다섯 명이 전하는 4·3 당시의 어린 시적 이야기가 전시되어 있다.
아무런 이유없이
김경훈
많은 사람들이
제주4·3에서 무수한 제주도민들이 아무런 이유 없이
억울하게 죽어갔다고 말한다
그런가
정말 그러한가
1947년 3월 1일의 그 거대한 군집의 운동을
뒤이은 3·10총파업의 열정을
나라 반쪽 만드는 5·10단독선거를 저지한 동력을
우리는 그 4·3의 봄을 애써 잊고 있는가
4·3의 겨울은
최고조에 이른 열정을 끄기 위한
그 몇 배 분량의 극한의 공포와 탄압
이것은 공동체의 파괴와 개인의 해체
이것은 정체성의 상실과 인간성의 말살
이것은 사유하는 세포 자체를 파괴하는 것이다
그래서 제주4·3에서 죽음만 기억되고 있는 것이다
제대로
진실을 말하자
제주4·3은 아무런 이유없이 억울하게 죽은 것이 아니라
죽어서 아무런 이유가 없어져버린 것이 억울한 것이다
제주4·3에서 선대들은
이재수 항쟁군들처럼, 동학농민군들처럼, 5·18 시민군들처럼
분명한 이유를 가지고 싸우다 스러져갔다
이것은 세상의 모든 빨치산 항쟁과 일맥상통한다
분명히
결단코 말하자
이유 있는 죽음들이다
고귀한 죽음들이다
의로운 죽음은 의로운 행진을 부른다
고귀한 죽음은 고귀한 결단을 부른다
이제 후대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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