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코로나19 때문에 정말 오랜만의 숙박 여행이다.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인천과 경기도를 벗어나 강원도로 놀러가기로 했다. 양양은 집에서 약 200km 거리에 있다. 뱃시를 사고 나서 첫 장거리 운전의 목적지가 양양이 된 까닭은 여의도에서 올림픽대로만 잘 타면 그대로 쭉 달려 남양주톨게이트를 통과하여 서울양양고속도로를 지나 양양분기점으로 나갈 때까지 직진만 하기 때문이다. 그 말인즉슨 차선 변경할 필요 없이 스마트 컨트롤 크루즈 켜놓고 전방 주시에 집중하면서 쭉 달리기만 하면 된다는 것. 조금 자신감이 생겼다.
고속도로에 진입하자마자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좀 많이 긴장했지만 일요일 오후 양양 방향 서울양양고속도로는 한적해서 편하게 달릴 만했다. 평소에는 터널을 썩 좋아하지 않는데 비가 오니 잠시나마 긴장을 늦추고 와이퍼를 멈출 수 있는 터널도 반갑게만 느껴졌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터널이라는 인제양양터널(10,965m)은 정말 길더라. 아무리 달려도 출구가 안 보여서 놀랬다. 산 틈새로 쭉 뻗은 고속도로도 내내 감탄하며 달렸는데 산을 뚫어서 이렇게 긴 터널을 만드는 게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세가 깊어질수록 양옆으로 펼쳐지는 단풍빛은 아주 아름다웠다. 운전하느라 제대로 구경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 가끔 앞에 가는 속도 느린 대형 트럭을 만날 때는 용감하게 추월을 시도해 보았다. 톨게이트 비용은 총 10,600원. 출발한지 세 시간만에 양양 쏠비치에 도착하였다. 무탈하게 잘 와서 정말 뿌듯하다. 짐을 잔뜩 실어서 차가 무거웠던 탓인지 연비는 파주나 강화 갈 때에 비해 만족스럽지 않았다. 도대체 30은 어떻게 넘는 걸까. ㅋㅋ
숙소 체크인을 하자마자 다시 차에 올라타 점심 겸 저녁을 먹을 감나무식당으로 향했다. 쏠비치에서 약 5km 정도 떨어져 있다. 짐을 방에 올려다 놓고 밥을 먹으러 갈까 잠깐 고민했지만 안 그러길 잘했다. 식당에 두 시 50분에 도착했는데, 오후 네 시에 영업을 마치는 일요일에는 세 시까지만 주문을 받는다고 한다. 하마터면 못 먹을 뻔했다. 우리는 황태국밥과 황태구이를 시켰다. 황태국밥은 국물이 정말 진했고, 아주 고소했다. 맛이 자극적이지 않아서 속도 되게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느낌이다. 술 잔뜩 마신 이튿날 해장용으로 먹기 아주 좋을 것 같다. 황태구이는 무난한 황태구이맛. 여행하면서 쓰려고 모바일 강원상품권을 미리 구입했는데 강원상품권은 지류만 받는다고 해서 좀 아쉬웠다.
주차를 예쁘게 하면 언제나 기분이 좋다. 자리도 마음에 든다.
이 지역에 방문할 때면 매번 울산바위가 한눈에 보이는 델피노에서만 묵다가 쏠비치에서 묵는 건 처음인데 산책하는 발걸음마다 바다가 보여 좋다.
쏠비치에는 스페인을 떠올리게 하는 장식이 많다.
그림자도 귀여운 고양이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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