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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PowerShot G9 2012.03.30 @집

Taylors of Harrogate - Yorkshire Gold

봄비가 내렸다. 아침에 헐레벌떡 뛰어 지하철을 타고 회사에 갈 때는 두터운 야상이 덥게 느껴져서 비와 함께 봄이 왔구나 싶었는데 저녁이 되니 다시 쌀쌀하다. 아무래도 비구름이 멀찌감치 물러나면서 차가운 공기만 잔뜩 남겨 놓고 간 모양이다. 사뭇 강한 바람을 헤치고 집에 오니 뜨끈뜨끈한 밀크티가 마시고 싶어졌다. 그렇다면 오늘은 밀크티의 황태자라는 테일러 오브 헤로게이트의 요크셔 골드를 개봉해 볼까. 하도 요크셔 골드 밀크티가 끝내준다는 입소문이 자자하기에 스윗티타임 best10 세일 기간 때 덥썩 구입한 녀석이다. 옆에는 달콤한 밀크티에 빠져서는 안 될 소중한 친구 '라빠르쉐'. 

Canon PowerShot G9 2012.03.30 @집

Canon PowerShot G9 2012.03.30 @집

오늘 사용할 컵은 파란색 앵초가 그려진 영국 포트메리온. 컵으로나마 봄을 느껴야지. 크기도 적당하고 컵에 그려진 꽃도 예뻐서 마음에 쏙 드는 머그컵이다. 모처럼 라빠르쉐 한 알도 각 잡고 분위기 있게 찍어 보았다. 평소 밀크티 마실 때는 한 알 내지 두 알 넣으면 딱 적당하다. 부담스럽지 않게 달달하다.

컵을 미리 데워 놓고 팔팔 끓는 물 약 150ml에 요크셔 골드 베스킨라빈스 스푼으로 두 번 넣어 약 5분 우렸다. 베스킨라빈스 스푼으로 두 번 뜨면 약 3g 정도라는데 정확한 지는 모르겠다. 골든룰을 위하여 전자저울이 시급하다. 크레미오에 데운 우유 약 100ml를 부어 조금 더 우렸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진했으면 좋겠는데 색이 연하다. 찻잎이 너무 적었나, 우유를 너무 많이 넣었나. 아무튼 위에 우유 거품도 조금 올렸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두근두근하다.

잎 향을 맡았을 때는 풀 내음만 나서 '뜨악'했는데 밀크티로 만들어 놓으니 '군고구마' 향이 난다. 맛도 고소하니 맛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말하는 밀크티의 '진득'한 맛이 모자란다. 너무 연하게 우린 탓일까. 제딴에는 진하게 우린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제대로 된 요크셔 골드 밀크티는 실패인가 보다. 에휴. 처음이니까 어쩔 수 없지. 이렇게 위안한다. 그래도 어지간한 맛은 나는 걸 보니 이래서 밀크티의 '최강자'라고 하는구나 싶다. 오늘은 따땃한 밀크티로 언 몸을 녹인 데 의의를 두고 다음에는 더 진하고 진득하게 도전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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