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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PowerShot G9 2012.05.12 @기차

AM 09:47 영등포 출발, 옥천 가는 기차 안, 『파도를 기다리다』 읽는 중

지용제를 구경하러 혼자 옥천에 다녀왔다. 난생 처음 2년 가깝게 연애를 지속한 데다가 늘 함께 하는 일이 많았다 보니 '혼자'라는 말이 참 어색하고 낯설다. 게다가 저도 모르게 '누군가가 운전해 주는 자동차'가 주는 편안함에 물들어 있는 꼴이라니 부끄럽기 짝이 없다. 밴쿠버와 칸사이, 아루샤 등지에서 혼자 발길 닫는 대로 떠돌아 다니던 열정과 패기는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옥천 행을 결정하기까지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아무튼 당일치기였을지언정 '옥천 여행'은 무척 즐거웠다. 마음껏 걷고, 맛있게 먹고, 열심히 찍었다. 지용제에서 만난 지인들과도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쌀쌀하다더니 햇빛도 따사로이 내리쬐고, 공기도 상쾌하니 마음이 절로 풍족해지는 느낌이 든다.

Canon PowerShot G9 2012.05.12 @옥천

11시 52분 옥천 도착

Canon PowerShot G9 2012.05.12 @옥천

아이스크림 하나 입에 물고 슬렁슬렁

Canon PowerShot G9 2012.05.12 @옥천

Canon PowerShot G9 2012.05.12 @옥천

Canon PowerShot G9 2012.05.12 @옥천

Canon PowerShot G9 2012.05.12 @옥천 대박집

12시 45분 도착, 어탕 국수 주문

옥천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들른 곳은 '대박집'이라는 곳이다. 정지용 생가에서 10분 정도 떨어져 있는 곳에 위치해 있다. 아직 스마트한 인생을 살고 있지 못한지라 인터넷이 되지 않는 아이패드에 저장해 놓은 지도 한 장에 의지하여 옥천역에서부터 물어물어 찾아갔는데 생각 외로 멀기도 멀거니와 길치답게 조금 헤매느라 시간이 제법 소요되었다. 그래도 한적한 시골길을 혼자 거닐다 보면 마음도 차분해지고 머리도 맑아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휘파람이 절로 새어 나온다. 

대로변에 위치한 '대박집'은 제법 북적북적하며 사람이 많았다. 집에서 검색했을 때 맛집으로 꽤 많이 거론되었던 식당인데 거짓이 아닌 듯하여 안심이 되었다. 어탕국수를 한 그릇 시켰다. 마음 같아서는 열빙어로 만든다는 '도리뱅뱅'도 먹어보고 싶었지만 혼자서 다 먹기는 도저히 무리라 단념했다. 사실, 주문할 때 도리뱅뱅 1/2만은 안 되냐고 물어보았는데 안 된다고 했다. (ㅠㅠ) 아쉽다. 다음에 기회가 생기면 또 들러서 치즈 넣은 도리뱅뱅과 알밤 막걸리를 마셔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Canon PowerShot G9 2012.05.12 @옥천 대박집

이윽고 단출한 밑반찬과 어탕국수가 나왔다. 민물잡어 살을 발라 국물을 만든 국수라는데 비리지 않고 얼큰하고 시원하니 무척 맛있다. 특히 국물을 먹다 보면 민물잡어 살이 느껴지는 게 참 좋았다. 국수 양도 상당히 많아서 깜짝 놀랐다. 국물도 맛있고 국수도 맛있어서 열심히 먹었는데, 중간에 국수가 불었는지 국물만 너무 많이 먹은 탓인지 국물이 없어 보였나 보다. 일하시는 분께서 국물 리필해 주시겠다고 하셔서 '오오! 신기해! 감사해라!' 하고 감탄하며 감사히 받았다. 시골에 오니 이런 정도 만끽하고 간다.

더욱이 가장 행복했던 점은 주린 배를 든든히 채우는데 든 돈이 '5000원'이라는 것! 싱글벙글 얼굴에서 미소가 가시질 않는다. 다만 흔히 민물 매운탕에는 수제비를 듬뿍 넣고 끓이니 '소면 국수'를 넣은 '어탕 국수'도 맛있지만 밀가루 반죽을 뚝뚝 잘라 넣은 '어탕 수제비'나 두꺼운 면인 칼국수를 넣은 '어탕 칼국수'도 입이 즐겁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Canon PowerShot G9 2012.05.12 @옥천

Canon PowerShot G9 2012.05.12 @옥천

고놈 참, 잘생겼다.

Canon PowerShot G9 2012.05.12 @옥천

Canon PowerShot G9 2012.05.12 @옥천

Canon PowerShot G9 2012.05.12 @옥천

Canon PowerShot G9 2012.05.12 @옥천

Canon PowerShot G9 2012.05.12 @옥천

지용제 <시인과 촌장>에서는 『파도를 기다리다』를 쓴 코이케 마사요 시인을 초대하여 문학워크샵을 했다.

Canon PowerShot G9 2012.05.12 @옥천 풍미당

행사 일정이 끝난 뒤 택시를 타고 옥천역으로 왔다. 기차 시간이 조금 남아서 풍미당에 들러 저녁으로 물쫄면을 먹었다.

Canon PowerShot G9 2012.05.12 @옥천 풍미당

쫄면과 멸치국수의 만남, 자꾸 생각나는 맛!

Canon PowerShot G9 2012.05.12 @옥천

Canon PowerShot G9 2012.05.12 서울 가는 기차 @옥천역

18:30 출발 예정이었으나 조금 연착하여 18:55 출발. 21:00 영등포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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