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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2월 다른 이름으로, 다른 블로그를 통해 공개했던 글을 수정해서 다시 올립니다. 



지역 예선 8강전 상양 vs 북산



  충실하게 그려지지 않았다고 작가가 직접 밝혔듯이, 슬램덩크 내 최악의 시헙은 지역 예선 8강전이었던 [상양 vs 북산]전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김수겸 팬인 나는 몇 번이고 반복해서 본 소중한 시합이지만 말이다.


  슬램덩크 초반, 작가는 캐릭터들의 실력도 정확히 묘사하지 않고 시합을 빨리 끝내기에 급급했다. 그 때문에 후반전이 대부분 잘렸다. 더군다나 북산이 상양을 이기는 데는 너무 억지스러운 장면이 많다. 이 글에 대해서는 이에 대해 살펴보겠지만, 이야기 진행상 북산은 반드시 상양을 이겨야 했으므로 어디까지나 내 투정일 뿐이다. 


  북산이 역전하고 김수겸이 등장하자, 에이스 김수겸의 활약으로 점수차가 벌어진다. 안 감독은 타임아웃을 외치고 북산고 농구부 선수들에게 '우리들은 강하다'를 외치게 한다. 그리고 다시 따라잡는다. 물론 마음 자세가 굳세어지면 팀이 재정비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하지만 이 때는 주전선수 중 하나였던 강백호도 리바운드와 레이업슛밖에 못 하던 시절이었으며 정대만도 체력의 한계에 도달하기 직전인 상태였다.


  해남대부속고 이정환은 김수겸이 등장하자, "김수겸이 없는 상양은 말하자면 2군, 보통의 강팀 수준이지만 단 한 명의 포인트가드가 가세함으로써 녀석들은 전국대회에 어울리는 팀이 된다. 김수겸의 게임 리드에 의 녀석들은 자신의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김수겸이 벤치에 있을 때에는 코트 안에 에이스가 없다는 사실이, 김수겸이 코트에 설 때는 벤치에 전술을 조율해 줄 감독이 없다는 사실이 상양에게 가장 큰 핸디캡이겠지만 "우리들은 강하다' 마음가짐 하나로 덤비는 상대에게 그토록 쉽게 무너진다는 것은 조금 갸우뚱한 사실이다. 


  게다가 김수겸은 후반 6분 경 등장했고, 후반 2분을 남겨놨을 때 -약 12분만에- 해남대부속고 이정환에게 "김수겸의 지배력이 미치지 못하고 있어."라는 말을 하게 한다. 그렇다면 김수겸의 지배력이 유지되는 시간은 고작 12분? 경기장 내 모든 사람을 긴장하게 만들고, 심지어 대기실에 있던 해남대부속고와 능남고 농구부 선수들까지 경기장 안으로 집합시키며 나온 김수겸치고는……. 너무 쉽게 무너진 것이 아닌가. 심지어 김수겸은 송태섭을 성장시키기 위해 나온 캐릭터인데 둘 다 뭔가 하려다 만 느낌이 크다.

 

  또한 후반 2분, 북산에는 정대만도 강백호도 남아 있지 않다. 그렇다면 주전 선수 두 명이 빠진 셈인데 북산은 상양에게 뒤지기는커녕 골 하나 허용하지 않는다. 북산이 그렇게 수비가 튼튼한 팀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데 말이다. 1분 50초를 남기고 강백호가 무득점 덩크를 성공한 후로는 쭉 양쪽 다 무득점이다. 아무렴 현내 넘버원 가드의 쌍벽이라고 불리며 1학년 때부터 팀을 이끌어 온 에이스 김수겸인데 강백호의 슬램덩크로 경기 분위기가 북산 쪽으로 쏠렸다고는 해도 주전이 두 명이나 빠진 팀을 상대로 골 하나 못 넣었을까. 김수겸은 포인트가드이기도 하지만 전국 8강 대회 [상양 vs 풍전]전에서 약 12분 동안 20점을 성공시킨 슈팅 감각 탁월한 스코어러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내가 보기에 북산 선수들이 시합 전부터 시합 시작 후까지 긴장했던 시합은 오직 [상양 vs 북산]전뿐이었다. 북산이 상대하는 첫 강팀이라는 사실이 크게 작용했겠지만, [해남 vs 북산]전이나 [능남 vs 북산]전에서는 전혀 긴장하지 않았고, 아주 조금 긴장했던 [산왕 vs 북산]전에서는 시합 하기 전 모조리 극복했다. 어차피 이야기 진행상 상양은 북산이 제일 먼저 넘어야 할 산이었겠지만 '이왕 질 거 좀 더 세밀하게 박진감 넘치게 그려주었다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너무 크다.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김수겸은 원래 비중 있는 역할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러나 범상치 않은 외모 때문에 인기를 모으면서 비중이 조금씩 많아진 듯하다. 김수겸은 송태섭이 느끼는 최초의 벽이자 송태섭을 성장시킬 수 있는 캐릭터였다. 서태웅에게 윤대협이라는 존재가 있듯이 말이다. 작가는 "지금 와서 되돌아보면 그렇게 충실히 그려지지는 않았지만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산왕공고와 북산의 시합에 대해서 "산왕공고와 북산이 열 번의 시합을 한다고 가정할 때 아마도 열 번 중 아홉 번은 산왕공고가 이길 것이다. 그러나 운이 좋게 북산이 이긴 그 한 번의 시합이 현실로 나타난 것인데, 상양과의 시합 역시 마찬가지다."라고도 했다. 그나마 위로가 조금 된다.

  1. Favicon of http://blog.naver.com/daydream17 BlogIcon 2010.02.07 00:48 신고

    정주행 하면서 너무 잘 읽고 있습니다ㅠㅠ 뒤늦게 슬램덩크에 빠진 저로서는 너무나 주옥같은 글들이네요...특히 김수겸에 대한 애정, 정말이지 공감됩니다ㅎㅎ 정말 김수겸은 한번 등장하고 사라지기에는 너무 아까운 인물이었다고 생각해요. 스토리를 위해 희생되어야 했던 가장 비운의 캐릭터...마무리가 조금 약했다고 느낀게 당연했군요. 게다가 송태섭을 성장시키는 캐릭터로 등장한 것치고도 너무 허무한 마무리였죠...ㅠㅠ 저의 애정 1순위는 송태섭 군입니다만, 상양편에서는 태섭이도 수겸이도 둘다 뭔가 활약을 하려다가 말아버린 느낌이라서 많이 아쉽습니다.

    • Favicon of http://japanology.tistory.com BlogIcon 리쿠우미 2010.02.08 10:03 신고

      어후 주옥같은 글이라니 과찬이세요 ㅠㅠ
      마이너캐릭터 김수겸을 좋아하는 한 소녀의 한풀이 정도 되려나요.. ㅎㅎ 여튼 슬램덩크의 세계에 오신걸 환영합니다^_^ 저도 송태섭군 많이 아끼구 있어요~
      실제 농구도 그렇고 슬램덩크도 그렇고 포인트가드들한테 애정이 듬뿍 쏠리더라구요 '-';
      들려주신데다가 이런 긴 덧글 감사드려요, 행복한 한 주 되세요^^

  2. BlogIcon JoZ 2010.03.10 00:49 신고

    멋진 스토리의 불꽃남자 정대만의 팬이지만,,, 한편으로 연약한(?) 외모와 포스의 김수겸도 많은 애착이 가요~^^ 많은 플레이로 사로잡는 선수들은 많았지만 벤치에서 수건을 던지며 등장하는 김수겸의 모습은 북산을 응원하면서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하며 마음을 졸이며 보았지여~ 결국 패배하였지만 최고였어요^^ 비록 너무 짧게^^; 굵은 느낌이라 아쉬움이^^; 끝으로 좋은 글솜씨와 함께 재미나게 보고 있습니당^^

    • Favicon of http://japanology.tistory.com BlogIcon 리쿠우미 2010.03.17 14:33 신고

      감사합니다 ^^
      저도 정대만에게 무한한 애착을..ㅎㅎㅎ 북산 선수들중에서 가장 예뻐라 하고 있답니다. 슬램에서 젤 아끼는 김수겸과 쇼요는...그저 마냥 안쓰러울 뿐 ㅜㅜ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셔요 :-)

  3. 2010.12.21 00:21 신고

    저 아까 딴 글에 덧글 달았는데요.. 지금 님 글 폭풍리딩중이에요!!ㅠㅠㅠ 저는 정말..100%동감이에요ㅠ 철저히 북산의 발판이 되기위해 전력은 화려하게 걸어놓고 보여주는것 없이 밟힌.. 최고 비운의캐릭터ㅠ 주인공팀을 위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고 제일 될 만한 상황을 갖고있지만(주었지만T.T).. 그래서 더 안쓰럽고 애착이 가나봐요ㅠㅋ 겨울 선발땐 후지마시대라고 멋대로 상상중ㅋ

    • Favicon of http://japanology.tistory.com BlogIcon 리쿠우미 2010.12.22 13:36 신고

      하하~ 이렇게 마음에 들어해주시는 분이 계시다니 어찌할 바 모르겠어요^^
      댓글도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도 겨울 선발은 후지마를 위한 독무대라 무한 상상중이랍니다 :-)

  4. 2016.11.10 20:05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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