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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글(그들의 김수겸을 말하다)에서 김수겸이 원작 내에서 등장 인물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고 있나 살펴보았으니 이번에는 그 내용과 경기에서 비춰지는 모습을 토대로 가나가와 현 톱클래스, 넘버원 가드 쌍벽으로 불리는 김수겸이 과연 어느 정도 선수인지, 농구 선수로서의 실력에 대해 살펴본다.

"선수로서의 녀석은 냉정함과는 거리가 멀지."(by.이정환)

코트 위에서는 뜨거운 남자, 김수겸

김수겸의 간략 프로필

* 178㎝, 66㎏

* 포지션: 포인트가드

* 특이사항: 왼손잡이

참고 시합

* 만화책 

- 상양 vs 북산(60:62) 
기록 : 출전 시간 약 14분|득점 5(+a)|스틸 1(+a)|어시스트 1(+a)

- 상양 vs 풍전(2학년 때 전국대회, 회상씬에 잠깐 등장했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 없음)
기록 : 출전 시간 약 11분|득점 20|……

* 애니메이션 오리지널

- 상양+능남 vs 북산(74:76)
기록 : 출전 시간 40분|득점 13(+a)|어시스트 3(+a)

내가 생각해 본 평가 차트 : 김수겸의 실력

최고점 A+(10)부터 A(9), B(7), C(5), D(3)으로 구분.

* 체력 - A (9)
* 패스(어시스트) - A+ (10)

* 파워 - B (7)
* 스피드 - A+ (10)
* 공격력 - A (9)
* 수비력(스틸) - A (9)
* 볼핸들링 - A+ (10)
* 인사이드(슛블럭,리바운드) - B (7)
* 평균 8.875점!


가나가와의 강호 상양의 역사 속에서 유일하게 1학년 때부터 스타팅 멤버로 뛰면서 가나가와에 '이정환 - 김수겸 시대'를 열은 김수겸. 주위에서 꽤 높은 평가를 받는 인물 중 하나임엔 분명하나 원작에는 단 한 번의 시합, 더군다나 출전 시간도 고작 14분에 그친 데다가 장면이 거의 생략되어서 김수겸의 진짜 실력은 알기 힘들다. 또한 해남의 이정환과 더불어 가나가와현의 톱 플레이어 - 포인트가드의 쌍벽(雙璧)이라고 불리나 공식 시합에서는 단 한 번도 이정환을 이겨본 적이 없다. 물론 이 점에 한해서는 개인의 실력 차뿐만 아니라 팀의 실력 차도 중요하겠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상양의 3년 연속 에이스 김수겸의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1. 10점 만점에 10점 A+ : 패스(어시스트), 스피드, 볼 핸들링

포인트가드로서 단순히 포지션 비교를 했을 때 (팬심 듬뿍 담아) 가나가와에서 가장 우위에 있는 선수는 누가 뭐래도 김수겸이라고 생각한다. 원작에서 박하진 기자는 포인트가드의 역할에 대해 '게임의 조립 - 코트 위의 감독'이라고 이야기한다. 흔히들 포인트가드는 직접적으로 공격에 가담하기보다는 나머지 네 선수의 잠재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즉, 포인트가드는 적재적소로 패스를 할 수 있는 넓은 시야, 팀 내 득점원인 포워드가 득점하게끔 기회를 만들어 주는 능력, 상황에 따라 게임의 완급조절을 할 수 있는 감각이 필수이다. 이런 점에서 김수겸은 포인트가드의 기본능력인 '패스(어시스트), 스피드, 볼 핸들링'은 가히 최고라 해도 좋을 듯하다. 특히 감독을 겸하면서 경기의 흐름을 읽는 감각이 더욱 발달했을 터이다. 

상양vs북산 전에서 '포인트가드'로서의 모습은 거의 비치지 않았지만, 경기를 지켜보던 사람들의 김수겸을 평하는 말은 대부분 '나머지 네 명을 어떻게 살리는가 주목하라'이다. 시합을 지켜보던 해남의 이정환 역시 김수겸의 게임 리드 능력에 대해 매우 높이 평가한다.

"김수겸이 없는 상양은 말하자면 2군, 보통의 강팀 수준이지만 단 한 명의 포인트가드가 가세함으로써 녀석들은 전국 대회에 어울리는 팀이 된다. 김수겸의 게임 리드에 의해 녀석들은 자신의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by 이정환)

반면 라이벌이자 같은 포인트가드인 이정환을 두고는 '인사이드 돌파 능력'과 '공격 능력'을 칭찬하는 표현이 많다.


2. 10점 만점에 9점 A : 체력, 공격력, 수비력(+스틸)

고민이 많았다. 다른 선수와 비교했을 때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김수겸 본인의 능력 중 '스피드, 볼 핸들링, 패스(어시스트)'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떨어지지 않을까 해서 A라는 점수를 주었다. 김수겸이 리빌딩한 상양은 장신 선수가 많고, 김수겸은 스피드를 보강하기 위한 훈련으로 달리기를 택했다. 전국대회 1회전 날에도 운동장 몇십 바퀴씩 도는 상양 선수들의 모습이 나오는데 가장 멀쩡해 보였던 김수겸의 체력이 약하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요즘은 이정환 같은 공격형 포인트가드들이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원래 포인트가드는 득점보다 패스에 주력해야 하는 포지션이다. 단, 좋은 포인트가드라면 자기 편의 공격이 잘 안 풀릴 때 언제든지 득점에 가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 점에서 다시 한번 김수겸은 '좋은 포인트가드'이다. [상양 vs 북산]전에서 코트 안에 들어오자마자 점프슛 두 개의 연이은 성공, 그리고 깔끔한 자유투까지. 실제로 농구장에 가서 프로 농구 경기를 보다 보면 벤치에 앉아 있던 선수가 코트에 들어오자마자 득점하기가 그리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심지어 벤치에서 감독 일까지 해야 했던 김수겸은 몸을 풀 여유조차 없었다.

또한 애니메이션의 오리지널 이야기인 [상양+능남 vs 북산]전에서도 공격이 잘 안 풀릴 때는 거침없이 공격에 가담한다. 경기 후반 공격의 중심축을 담당하는 윤대협과 황태산이 들어오고 난 후에야 스스로 슛을 자제하고 패스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점 때문에 대개 김수겸은 정통 포인트가드, 이정환은 공격형 포인트가드라고 나뉘는 듯하다. 아, 잠시 포인트가드 김수겸 찬양으로 이야기가 흘러갔는데…….  

순순히 공격력만 보면, 김수겸은 꽤 타점이 높다. 3점 슛은 물론이거니와 점프 슛과 레이업, 자유투까지 성공률이 높은 편이다. 윤대협처럼 김수겸도 어릴 때는 득점에 치중하다가 나이를 먹으면서 패스의 재미를 알아버렸는지 확인할 길은 없으나 2학년 때 출전했던 전국대회 [상양vs풍전]전에서 전반 출전 약 11분만에 20점을 혼자 득점한다. 평균 1분당 한 골이라는 소리인데, 시합을 잠시 상상해 보자. 물론 이 시합에서도 김수겸의 포지션은 포인트가드였다.

[북산vs풍전]전으로 보아 풍전은 런앤건 위주의 팀이다. 한편 상양도 한 해 전에는 선수들이 비교적 작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통적인 하프코트바스켓보다는 런앤건 위주의 팀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전국 8강 풍전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던 상양, 그 중심에는 김수겸이 있었다. 속공은 포인트가드의 능력이 정말 중요한 플레이다. 볼을 운반하는 포인트가드의 스피드, 드리블을 위시한 볼 핸들링이 없으면 성공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20점 득점만 보더라도 김수겸은 상양 공격의 핵심이었다. 패스할 때는 패스(어시스트)에 주력하고, 스스로 득점할 수 있을 때는 확실하게 득점을 성공했다는 말이다. 즉, 상양의 전(前) 감독은 김수겸을 믿고, 모든 전술을 김수겸 중심으로 짰을 것이다. 그렇기에 김수겸이 부상으로 경기장을 떠났을 때 공격의 시작과 끝을 담당하는 중심축이 빠진 상양은 빠르게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최고의 포인트가드의 있고 없고의 갭'은 '평범한 포인트가드의 있고 없고의 갭'보다 훨씬 컸다.

수비는 워낙 나와 있는 씬이 없기 때문에 설명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현내 톱 클래스의 선수라고 칭해질 정도라면 어느 정도의 수비 능력은 갖추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어 A를 주었다. 해남과의 시합에서도 80점 이상 얻는 등 득점력이 꽤 높은 북산을 겨우 62점으로 묶은 상양 선수진의 수비력은 꽤 강력하다. 물론 당시 북산의 강백호는 득점 능력이 아예 없었지만, [상양vs북산] 전은 슬램덩크에 등장하는 모든 시합 중 북산의 점수가 가장 낮았던 시합이었다. 북산은 예선 리그에서 마지막 경기였던 [상양vs북산] 전을 제외하고는 다 100점 이상이었다. (참고: 해남전 88점, 무림전 120점, 능남전 70점, 풍전전 91점, 산왕전 79점) 이 역시 김수겸이 리빌딩하고 계획한 전술이라고 생각할 때 김수겸의 수비력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3. 10점 만점에 7점 B : 파워, 인사이드 능력(리바운드와 블록)

이정환과 김수겸을 비교할 때 가장 두드러지게 차이가 나는 점이 바로 '파워'이다. 신체 조건만 살펴보아도 '178㎝, 66㎏'인 김수겸과 '184㎝, 79㎏'인 이정환의 차이는 명백하다. (김수겸, 너무 말랐다 ㅠㅠ) [해남vs북산] 전에서 상양의 센터인 성현준은 '적극적이고 과감한 커트인과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파워플레이로 파울을 얻어내 3점을 얻어낸다. 김수겸과 이정환의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그 파워야!'라고 정리하기도 했다.

포인트가드의 특성상 김수겸이 인사이드 능력까지 뛰어나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골밑을 책임지는 센터가 있고, 주된 득점원인 포워드가 있기 때문이다. 단, 여기에서 말하는 리바운드와 블록은 인사이드에서의 움직임으로 한정지어 B를 주었지만 센터와 포워드뿐만 아니라 가드에게도 리바운드는 무척 중요하다. 하지만 포인트가드가 리바운드를 하겠답시고 포스트에서 아등바등하는 것보다는 빅맨(센터+포워드)들이 잡지 못하고 튀는 공, 혹은 포스트 멀리까지 날아오는 공의 위치를 예측하고 좋은 위치를 선정하여 리바운드를 잡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POINT GUARD 김수겸, 이정환, 윤대협, 송태섭

위에서도 자주 등장한 이름이기는 하지만, 김수겸의 실력을 이야기할 때 빠트릴 수 없는 선수가 세 명 있다.

3년 내내 라이벌로 묶인 해남대 부속의 이정환
과거 김수겸과 시합해 본 경험이 있는 능남의 윤대협 (이 점에서는 김수겸의 실력을 높이 사는 '변덕규'도 마찬가지이지만 포지션이 다르므로 제외하고, 풍전의 남훈 역시 포지션이 다르다. 산왕 이명헌과의 매치업은 정말 보고 싶었다. ㅜㅜ)
원작에서 유일하게 매치업한 송태섭

윤대협의 원래 포지션은 포워드이지만, 윤대협은 이정환과 김수겸에게 있어 약간 특별한 위치에 있다. 원작에서야 윤대협을 바라보는 김수겸의 시선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같은 학년에 이렇다 할 라이벌이 없는 윤대협이 가나가와 일인자 자리를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정환과 김수겸이라는 산을 넘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해남vs능남] 전에서 포인트가드로 포지션을 바꿔서 이정환과 매치업을 시도했던 윤대협은 만약 능남이 상양과 경기를 했더라도 포인트가드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변덕규는 능남의 포인트가드인 안영수에게 '김수겸을 막지 못하면 곤란하다'라고 말하지만 김수겸과 안영수의 실력 차이는 자명하며 능남에는 윤대협 외에도 황태산이라는 유수의 공격수가 있기 때문에 유명호 감독은 (190㎝ vs 178cm로 체격의 우위를 확실히 점하는) 윤대협으로 김수겸의 움직임을 완전히 봉쇄하는 카드를 들고 나올 것이다. 

이정환이 전형적인 공격형 가드라면, 김수겸을 비롯한 윤대협과 송태섭은 정통 포인트가드로서 게임을 리드한다. 물론 윤대협은 언제라도 득점머신 포워드로 변신할 수 있는 이점(利點 / 異點)이 있다. 원작을 보면 [해남vs능남] 전을 지켜보던 송태섭이 '자기 외의 네 명을 잘 살리는 윤대협에 비해 이정환은 인사이드로 과감하게 파고드는 스타일! 그곳에서 시작되는 해남의 공격 형태……'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을 보면서 포인트가드로서 포지션 변화를 꾀할 때 윤대협의 롤모델은 김수겸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주관적인 생각일 뿐이지만, 원작에서 저런 평가를 제일 많이 받는 사람이 김수겸이기 때문이다. 

체구가 작은 송태섭 역시 포인트가드로서 더 발전하려면 이정환보다 김수겸을 분석하는 편이 실력향상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김수겸은 송태섭이 느끼는 최초의 벽이자 송태섭을 성장시키는 캐릭터로 등장하였고 [상양 vs 북산]전에서 북산이 상양을 이기기는 했지만 송태섭이 김수겸을 넘어섰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 오리지널 스토리인 [상양+능남 vs 북산]전에서도 송태섭은 단 한번의 3점슛 저지를 제외하고는 김수겸의 공격을 제대로 막지 못한다. 이 시합에서 김수겸은 3점슛만 세 번 성공했다. 

과거에 대전 경험이 있던 윤대협이나 이정환과 다시 한번 겨루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에 김수겸의 실력이 얼마나 향상되었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 상당히 아쉽게 느껴진다. 

네 선수의 능력을 비교해 보자면,

포인트가드로서 : 김수겸 > 윤대협  ≒ 이정환 > 송태섭

올플레이어로서(1on1) : 이정환 ≒ 윤대협 > 김수겸 > 송태섭

굳이 거론된 송태섭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아직 무한한 가능성이 있지 않은가. 비록 가나가와 포인트가드의 일인자가 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지만, 키가 클 가능성도 김수겸보다는 조금 더 남아 있으니 건투를 빈다.

덧붙이자면, [북산 vs 능남]전 당시, 현내 톱 플레이어인 이정환과 김수겸이 주시하는 선수는 주인공 팀의 슈퍼루키 서태웅과 강백호가 아닌 능남의 윤대협이다. 현내 톱플레이어로 꼽히는 선수들이 주시하여 해설하고, 그 실력을 인정하면 북산고 주인공들의 가치도 높아질 텐데, 시합 중은 물론이거니와 관전석에서도 이정환과 김수겸은 윤대협에게만 집중한다. 슬프게도 같은 포지션인 송태섭에게조자 눈길을 주지 않을 뿐더러 해남과 북산은 보고 싶지 않다고 했던 김수겸은 윤대협을 보고자 [능남 vs 해남]전과 [능남 vs 북산]전을 관전한다. 이는 윤대협이 서태웅과 강백호에게 가지는 관심과 동일한 것이리라. 같은 학년 내에 적당한 라이벌이 없는 윤대협의 성장과 도전은 1학년 때부터 쭉 정상의 자리에 있던 이정환과 김수겸에게 신선한 즐거움이지 않았을까.

뭐, 그래서 이 글의 결론이 뭐냐 하면, '김수겸 역시 훌륭한 선수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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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2월 25일, 다음 메인에 잠시 올랐던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 모든 그림의 저작권은 원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마지막 깊고 더함: 2023년 8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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