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몹시 방문하고 싶었던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위치가 위치인지라 좀체 기회가 없었는데, 드디어 찾아왔다. 전날 우리가 묵었던 영주 풍기에서 약 한 시간 거리이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아시아에서는 최대,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수목원이다. 개방하지 않은 곳 외에 우리가 돌아다닐 수 있는 곳도 어마어마하게 넓어서 구석구석 들여다보면 거의 하루가 꼬박 걸릴 것 같은 규모이다. 수목원에서는 국내외 고산지역 등 기후 변화에 취약한 희귀·특산 식물을 수집 및 보존하고 있으며 산림생물자원 및 봉화군 향토생물자원의 산업화 연구를 통해 지역경제 개발 등에 기여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으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우리땅에서 사라진 지 100년이 넘은 멸종위기종 백두산호랑이 보전에 힘쓰고 있는 곳이다. 현재 여섯 마리(한청, 우리, 한, 도, 태범, 무궁)의 호랑이가 수목원에 살고 있으며, 두 마리씩 돌아가면서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곳에 나와 있는 듯하다. 우리가 관람하는 호랑이숲은 매우 좁아 보이지만, 실제 호랑이들이 지내는 곳은 축구장 여섯 개 크기로 국내에서 가장 넓은 사육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가깝다고? 싶을 정도로 호랑이들이 철조망 근처로 잘 온다. 제법 오랜 시간 머물렀는데, 거대한 호랑이들 너무 귀여워서 하루 종일 관찰해도 안 질릴 것 같았다. 다만, 호랑이는 청각이 예민하니 조용히 관람해달라고 써 있건만, 호랑이의 관심을 끌겠다고 소리를 질러대는 어른들이 있어서 눈살이 조금 찌푸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