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워지면 일어나라』 샬레인 해리스 지음, 최용준 옮김, 열린 책들

  뱀파이어라는 매혹적인 존재에 한참 빠져 살다가 우연히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혹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추리물이라니, 제목만 듣고도 완전 흥미진진했다. 게다가 드라마로도 만들어질 정도라면 재미는 따논 당상 아니겠는가. 그치만 기대가 너무 컸다.

  수키 스택하우스는 여자주인공의 이름이다. 미국 루이지애나의 한 바에서 일하는 수키는 예쁘고 똘똘하지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으로 인하여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는다. 인공혈액이 공급되어 뱀파이어가 커밍아웃을 하고 인간과 뱀파이어가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이 되어버린 어느 날 수키의 앞에 멋진 뱀파이어 빌이 나타난다. 놀랍게도 수키는 빌의 마음을 읽을 수 없다. 수키가 빌의 목숨을 구하면서 인연을 맺고 둘은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당시 마을에는 연속 살인이 일어나는 등, 흉흉한 사건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뱀파이어들이 살인 용의자로 의심받는다. 수키도 살인마의 위협을 받다가 할머니가 대신 돌아가시고, 급기야 수키의 오빠인 제이슨이 살인혐의로 체포되자 수키는 자신의 능력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 범인을 색출하는데 힘을 기울인다.

  인간이 뱀파이어와 공존한다는 참신한 아이디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드는 생동감있는 진행은 무척 마음에 든다. 그 뿐 아니라 로맨스에 유머, 호러, SF, 판타지가 첨가되어 독자들에게 다양한 재미를 제공한다. 하지만 쉬지 않고 사랑을 나누는 수키와 빌의 이야기가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자 보는 내내 내가 소설이 아니라 미국드라마를 활자로 보고 있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조금 불쾌했다. (내가 본 미드가 프렌즈와 퀴어애즈포크, 섹스엔더시티 뿐이라는 걸 알면 이해가 쉬울 듯) 성인용 소설같은 씬은 어느 정도 자제했어도 좋지 않았나 싶다. 소설의 흥미로움이 반감되는 느낌이 든다.

  우여곡절 끝에 수키는 빌과 함께 범인을 잡는다. 힘든 일을 겪어야 했지만, 대신 사랑을 얻은 수키. 앞으로 읽게 될 시리즈에도 수키와 빌의 달콤하면서도 난관에 부딪힐듯한 사랑이야기, 그리고 인간과 뱀파이어가 공존하면서 불거져 나올 어려운 문제들이 펼쳐질 듯 하다. 진짜로 내 주변에도 뱀파이어가 커밍아웃을 하고 인간과 함께 당당히 살아간다면 어떨까 상상해보니 재미있다. 분명 쉽지만은 않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이 시리즈도 흥미롭다. 두번째 이야기인 『댈러스의 살아있는 시체들』도 기대해보며 이만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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