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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2월 다른 이름으로, 다른 블로그를 통해 세상에 공개했던 글을 수정해서 올립니다.



소년, 김수겸은 왜 감독을 겸해야 했을까.

강호 상양 농구부에는 왜 '어른' 감독이 없었을까.


  적어도 5~6년은 가나가와 현 2위로 전국 대회에 출전했을 것으로 보이는 상양고는 해남대부속고와 더불어 가나가와 현 굴지의 농구 명문이다. 비록 17년 연속 지역 예선 우승이라는 해남대부속고의 아성을 꺾지는 못했지만 지난 몇 년 간 자타공인 명실상부한 가나가와 현의 넘버투였음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슬램덩크 원작에서는 이러한 명문고에 감독이 없다는, 조금 특별한 상황을 설정했다. 더군다나 여러 인물의 대사와 상황으로 보아 김수겸이 선수겸감독으로서 활약한 지는 조금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여름 인터하이 예선전이 5월 후반 쯤 시작했고, [상양 vs 북산]전이 6월이라고 가정해 보자. 상양의 첫 공식시합인데도 관전하러 온 사람들은 김수겸이 감독인 상황에 대해 거부 반응은 커녕 놀라지도 않는다. 게다가 공식 라이벌인 해남대부속고의 '이정환'이나 다른 학교 감독들은 '감독'으로서의 김수겸과 '선수'로서의 김수겸이 어떤지 잘 안다. 즉, 김수겸이 상양의 감독을 겸한 것은 최소 6개월 이상, 즉 2학년 말 '겨울 선발'때부터가 아닐까 한다.

 


  고작 열여덟 살밖에 되지 않은 소년에게 족히 100명은 넘어 보이는 농구부원과 농구부를 맡겨야 했던 상양에는 과연 어떤 사연이 있을까. 팬들 사이에서는 여러 가지 흥미로운 가설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원작에는 아무런 설명도 나와 있지 않으니 어느 게 옳다, 그르다 단정할 수 없다. 이 글에서는 내가 생각한 몇 가지 의견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먼저 일본의 고등학교는 크게 '공립'과 '사립'으로 나뉜다. 원작에서는 가나가와 현립 북산고를 제외하고, 다른 학교들은 공립인지 사립인지 분명하게 밝히지 않았다. 다만 추정할 수 있게만 해놓았을 뿐. 대게 에스컬레이터식인 대학교부속고인 해남, 그리고 스카우트가 가능한 능남과 상양은 사립이라고 추정한다. (이유는 뒤에서 자세히.)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가설일 뿐이고 확인된 바 없으니 감독이 없는 이유를 설명하기 쉬운 '공립'일 경우부터 살펴 보겠다.



상양이 공립일 경우


  감독이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공립 학교가 설명하기 쉽다. 일본의 공립 고등학교의 경우, 운동부에는 보통 '고문'이라는 형식의 담당 교사가 감독직을 겸하며, 교직을 맡지 않는 감독 전임을 데려오기 힘들다고 한다. 이런 점으로 보아, 북산 농구부는 행운아 집단이다. 농구부에도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안 감독이 교직을 맡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니, 안 감독의 자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지 않았을까.

  공립은 사용 가능한 예산이 한정적이며 감독이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그만둔다 하더라도 다른 감독을 임시로 불러오기에는 한계가 있다. 명감독이 놀고 있을 리 만무하며 스카우트를 해 오기에는 예산이 지나치게 많이 들기 때문이다. 또한 임시로 불러온다 한들 수업을 맡는 것이 당연시되기 때문에, 이미 체육 교사가 있을 경우 혼란을 초래하기 쉽다. 결국 농구에 재능이 있는 교사가 전근해 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하지만 나 역시 상양은 '사립고'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바이기에, 상양이 왜 '사립고'인지, 왜 상양이 '감독'을 새로 뽑지 않고 김수겸 감독이라는 무리수를 두었는지 살펴 보겠다.



상양이 사립일 경우 - 사립이라고 추정되는 이유


1. 정대만 중3~고1 회상씬에서 안 감독은 북산이 공립이기 때문에 정대만을 스카우트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북산 학생들은 정대만을 둘러싸고 "대만이는 강호인 해남대부속이라든지 상양, 능남 등의 유혹을 뿌리치고 북산을 선택했어."라고 말한다. 이 두 대사를 통해 파악할 수 있는 점은 윤대협을 스카우트하는 데 성공한 능남처럼 상양 역시 스카우트가 가능한 학교라는 점이다. 즉, 상양은 스카우트를 못하는 공립이 아니므로 사립이다.


2. 상양의 교복은 '블레이져'식 재킷이다. 요즘은 일본 남학교의 교복이 점차 '블레이져'식으로 가는 추세라고 알고 있지만 얼마 전만 해도 사립(특히 명문)은 블레이져식, 공립은 '가꾸란'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가꾸란식 교복인 능남은 예외)


3. 너무 주관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김수겸이나 성현준 등 농구부원들을 봤을 때 잘 사는 집 도련님 이미지가 강하다. 또한 백여 명은 족히 넘을 듯한 농구부원이 모두 유니폼을 입고 있다는 점을 볼 때 적어도 상양 농구부가 돈이 없을 것 같지는 않다. 공립의 경우 학교에서 백 명이 넘는 부원의 유니폼 구입비를 다 대줄 만큼 넉넉하지 않으며 학생들에게 직접 구입하라고 강요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학교 재정이 어려워서 감독을 부르기 힘들다는 점은 조금 억지스럽게 느껴진다.



상양이 사립일 경우 - 진학명문고 상양의 선택


  사립일 경우, 내가 생각하는 가설은 '상양고등학교는 진학명문고'라는 것이다. 타학교에 팬이 있을 정도면 [상양 vs 북산]전 당시 학교 응원단 사이에 여학생 팬들이 껴 있을 법한데, 전혀 눈에 띄지 않은 걸로 보아 상양은 남학교일 듯하다. 그리고 일본 내 대다수의 진학명문고는 남녀공학이 아니다. 그런 까닭에 진학명문고인 상양이 1위가 아닌 매년 현 2위에 그치는 데다 전국 대회 8강전에서 아쉽게 패배한 '농구부'에 대한 지원을 끊은 것이 아닐까. 제 나름 활약을 하기는 했으나 해남대부속고에 밀려 어중간한 성적을 낼 바에는 차라리 공부에 매진해 명문대 진학률을 높임으로써 학교에 좋은 평판을 가져다 주기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오사카의 풍전고는 농구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친다 하여 감독을 교체하는 수를 쓰기도 했으나 상양이 이미 진학명문고로 자리를 잡았다면 굳이 감독을 교체해가면서까지 농구 성적에 매달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농구에 열중인 학생들에게 성적이 상위권에 들지 못하면 클럽 활동 금지 조치를 내리는 게 학교 명성에 득일 테니까 말이다. 하다못해 북산도 낙제점수가 일정 이상 수 있을 때는 시합에 나가지 못한다.


  또한 자유로운 느낌의 공립(북산만 봐도 상하관계 엉망진창)보다는 상하관계 조직풍토가 훨씬 엄격한 사립이기에 김수겸이 감독을 맡는 일이 가능할 듯하다. 동급생은 물론이거니와 1, 2년 차 선배의 말을 반항 없이 듣기 위해서는 김수겸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와 충성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감독 김수겸


  앞에서 몇 가지 이유를 살펴보았는데 어디까지나 가설일 뿐이라는 걸 생각하길 바란다. 또 다른 의견이 있으신 분은 언제든지 댓글에. ^^ 그리고 위에서는 현실적인 부분에 대해 많이 다뤘으나 슬램덩크가 만화인 만큼 어디까지나 상양에 감독이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결국 '북산에게 지게 하기 위해서'이다. 경기를 이끄는 사령탑 역할인 포인트가드이자 에이스인 선수가 코트에 서지 못한다는 점은 상양에게 큰 핸디캡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후에 작가가 밝히기도 했다.)

  어찌되었건 현재 김수겸은 상양 농구부를 이끌어 가는 감독이며 그 역할에 충실한다. '타도 해남'을 외치며 결행한 팀의 리빌딩, 그리고 수비 위주인 팀의 전술, 장신과 스피드를 조화시키는 훈련 방법까지 모두 김수겸의 머릿속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학교의 외면 속 열악한 팀 사정에도 불구하고 강인하게 팀을 이끄는 카리스마도 감독으로서 김수겸이 멋진 이유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 고등학생이면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싶은 게 당연하고, 김수겸 또한 벤치에 앉아 있는 것보다 직접 경기에 나서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을 텐데 그것을 참아가면서 경기의 흐름을 파악하고 선수들을 챙기며 지시하는 데 힘 쓰는 점이 참 멋지다. 그래서 김수겸이 좋다.

  반짝반짝 빛이 나는 선수로서의 김수겸을 많이 못 보는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내 마음 속에서 김수겸은 언제나 최고이다. 비록 여름 인터하이 지역예선전에서는 북산에게 그 자리를 내주어야 했으나 고등학교 마지막 겨울 선발에서만큼은 꼭 '타도 해남', 그리고 전국에서의 좋은 성적을 달성하기 바라며.



작가의 말

  

  상양은 실제로 존재하는 고등학교의 상황을 따 왔다. (학교 이름이 쇼요-상양의 일본 이름-는 아님) 농구부에 감독이 없어서 주장인 4번 선수가 감독 역할을 대행했는데 경기가 어려워지면 유니폼을 입고 나와서 선수로서 시합에 참가했다. 김수겸처럼 포인트가드는 아니었지만 대단한 농구실력을 가진 선수였다. 상양은 전통의 강팀이지만 북산에게 져야 했기에 그러한 설정에 가장 적합했고, 에이스이자 주장인 4번이 벤치에 앉아 있어야만 하는 핸디캡은 이야기의 흐름상 가장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


  1. SD 2009.12.14 18:27 신고

    재미있는 분석 잘 봤습니다.

    능남 교복 스타일이 가꾸란이라고 하는군요.
    제가 졸업한 고등학교도 사립이었지만 가꾸란이었습니다.

    • Favicon of http://japanology.tistory.com BlogIcon 리쿠우미 2009.12.17 13:04 신고

      아, 일본에서 계시나봐요~^^

      댓글 감사합니다~
      저물어가는 2009년 따뜻한 마무리 하시길~ 행복하세요.

  2. 평범한바보 2010.05.17 19:31 신고

    잘 읽었습니다~~

  3. 후지마 켄지 2014.03.09 04:16 신고

    이노우에가 말하기론 쇼요의 이름은 가명이지만 실제로 카나가와에서 후지마와 같이 고교경기에서 선수겸 감독으로 뛰는 선수가 있었다고 하네요. 물론 그 선수 또한 후지마 만큼 현내에서 꽤나 클래스가 있었던 선수이고 팀 역시 쇼요만큼의 강호여서그 학교 농구부를 모티브로 삼고 쇼호쿠의 성장판 및 역경을 이겨내는 장치로 삼았다고 합니다. 또 실제 고교선수를 모티브 한 만큼 센도만큼의 애정또한 갖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아 물론 그 학교는 공립학교였습니다.

    • Favicon of http://nurish.kr BlogIcon dec18수요일 2014.03.20 10:01 신고

      넵, 저도 그 인터뷰는 보았습니다. ^^
      어쩔 수 없는 후지마 팬이라.....작가에게도 센도를 향한 애정만큼 후지마에게 애정이 있었다면 조금 더 상세하게, 많이 그려주지....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ㅠ_ㅠ 글 감사합니다!

  4. BlogIcon 후지마 좋아 2016.05.20 23:25 신고

    슈발.. 후지마의 진정한 실력을 보지 못한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죠 수겸이와 닮은 츠치야도 비운의 스타임 이노우에 망할 새키;) 슬덩은 빨리 끝냇으면서 배가본드 전개 질질 끌고 본인 입으로 슬덩 결말 마음에 든다고 하던데 결말에 대해 아쉽거나 2부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화나는 발언이네요 으~ 완전 암튼 수겸이가 완벽한 선수라는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채치수처럼 후배에게 심부름이나 청소 셔틀로 부려먹지 않는데다가 뻑하면 폭력 휘두르지도 않아요 거기다 변덕규처럼 파울 트러블이 많지 않아 시합에서 능숙하게 자기 역할을 잘 해내는 타입이예요 온화한 성격이라서 팀원과 절대 불협화음이 일어나지 않을것 같네요 팀원을 존중해주는 스타일이랄까 한마디로 멋진 남자네요 이현수도 그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달재가 채치수에게 당한게 많은데 후지마와 같은 팀이 된다면 그의 상냥한친절에 감동받아 울지도 그러면서 아카기 ㅅㅂ..이라고 욕해도 타당하고 보는 독자들도 잇을거예요 후지마같은 타입은 아카기 완전 싫어할것 같네요 웬지 후지마에게 누나가 잇을것같은 생각이♡.♡ 누나도 외모랑 성격 똑같아서 인기만점일수도 소요 멤버들과 친하게 지내서 후지마의 집에 재워준다면 크크큭 더 이상 바랄것도없네요 겨울 선발전에 소요나가서 실력 발휘햇으면하는 바램이 있답니다 마키한테 복수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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