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 조너선 사프란 포어, 송은주


  제2차 세계대전 최대의 학살극이었다는 민간인 10만 명 이상 사망의 드레스덴 대폭격(1945)에서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노인과 미국 뉴욕의 110층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이 무너지고 약 2,800 ~ 3,500명의 무고한 사람이 생명을 잃은 미국대폭발테러사건(20010911)에서 아버지를 잃은 아홉 살 꼬마를 축으로 소통의 부재가 가져다주는 상처를 이야기하고, 그 상처를 보듬어가는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이다. 

  고작 아홉 살인 어린이의 정서라고 보기엔 생각하는 방식이나 하는 짓이 너무 조숙해서 조금 억지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소년이 고인의 발자취를 찾아가며 상처를 치유하려는 모습에는 충분히 감정을 몰입할 수 있었다. 소년이 할아버지를 만나고, 엄마와 진실을 공유하고, 열쇠의 주인을 찾는 무렵에서는 엉엉 울어버렸으니까.

  화자가 계속 바뀌게 교차 편집을 해 놓은지라 처음에는 몰입도 잘 안 되고 내용도 이해가 잘 안 갔는데,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조금씩 빠져든다. 실제 벌어진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정치색을 띠거나 사건의 잘잘못을 가리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남은 사람들의 삶의 발자취를 쫓는 데 집중한 이야기인지라 부담스럽지 않게 읽었다. 타이포그라피와 사진을 적절하게 사용해 시각적인 효과를 높이려고 한 점도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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