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의 즐거움> 하성란, 현대문학



   새집증후군 때문인지 감기 때문인지 단순 스트레스 때문인지 요즘 두통이 너무 심하다. 그 탓에 어젯밤 아홉 시부터 잠을 청하는 바람에 책모임이 있는 오늘까지 주제 책인 하성란의 『식사의 즐거움』을 다 못 읽을 뻔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침에 버스를 놓쳐서 지하철을 탄 덕분에 책을 끝까지 읽었다. 아침 버스에서의 달콤한 잠을 놓친 것은 아쉽지만 기한 내에 책을 다 읽어서 마음이 놓인다.

   처음에는 작가가 뭘 말하고자 하는지 이해가 잘 안 갔다. 이야기는 밑도 끝도 없이 뚝뚝 끊기는데다가 틈만 나면 바퀴벌레가 나오고 제목은 식사의 즐거움이라면서 등장하는 식사 장면은 항상 괴롭고 화가 나는지. 거의 끝을 향해 갈 무렵에서야 주인공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가에 대한 이해가 조금 생겼다. 그리고 백지은 씨가 자세히 쓴 작품 해설을 읽고서야 답답했던 속이 뻥 뚫리듯 이해가 갔다.

   나도 어릴 때 나를 낳아 주신 친부모는 따로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얼핏 한 적이 있었는데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나뿐이 아니라는 게 무척 흥미롭다. 등장인물 중 고유명사를 가지지 않은 사람들은 주인공 가족뿐인데 이러한 현상이 보편적임을 나타내고자 하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물론 그런 생각을 할 뿐 주인공처럼 진짜 가족을 찾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드물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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