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좌안의 피아노 공방』 사드 카하트 지음 / 정영목 옮김 / 뿌리와 이파리



  내가 적을 둔 독서토론회 모임은 '국어 실력 향상'이  주 목표 중 하나인지라 한국 작가들의 소설을 주로 읽으려고 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한달 내내 한국 소설만 읽자니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아서 한 달에 한 권은 번역서를 읽기로 했다. 그리하여 고른 8월의 번역서는 사드 카하트의 『파리 좌안의 피아노 공방』이라는 책이다. Y언니의 지인인 음악인 김목단 씨가 추천해주셨고 구성원 모두 음악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라 책을 정하는데 주저함은 없었다.

  얼마 전에 우리나라에서 개봉했던 우디 앨런 감독의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도 미국인과 함께 '파리 여행'을 떠났는데 이 책의 지은이도 파리 거주 중인 미국인이다. 지은이는 파리의 한 동네에서 매일 아침 어린 두 자녀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는 길에 작은 상점을 지난다. '데포르주 피아노 : 공구, 부품'. 처음에는 가게 주인의 환영을 받지 못하지만 이웃 주민의 소개를 받고 은밀한 세계에 초대 받는다. 공방의 책임자이자 새 주인인 뤼크는 피아노의 역사와 예술로 이끄는 뛰어난 안내자 역할을 하고 유년의 열정이 깨어난 지은이는 피아노의 매력에 푹 빠진다.  

  초반 피아노를 구입하는 부분까지 무진장 흥미진진하게 읽다가 약간 지루해지기도 했지만 끝까지 손을 놓지는 못했다. 피아노를 그토록 오래 쳐오고 아껴왔는데도 구석구석 알지 못했던 무수한 지식과 피아노의 깊숙한 내면 속에 자리한 매력을 다시금 깨달았다. 괜시리 흘낏 쳐다본 내 방 한켠을 차지하고 앉은 피아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계속 아끼고 사랑해 주어야 더 좋은 소리를 내게 들려줄 텐데. 피아노가 몹시 치고 싶어지는 밤이다. 주말 낮에는 시간이 좀 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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