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풀(イン・ザ・プール) / 오쿠다 히데오(奥田英朗) / 분슌분코(文春文庫)

 

 

   본의 아니게 요즘 잔혹한 스릴러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일이 많았는데 피폐해진 머릿속도 정리하고 기분 전환도 좀 할까 하는 마음에 가볍게 읽어도 좋은 오쿠다 히데오의 『인더풀』을 꺼냈다. 정신과 의사 이라부 시리즈 첫 번째 소설집이며 총 다섯 편의 에피소드가 실려 있다. 
  저마다 사연이 있고 마음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등장하여 엉뚱한 의사 '이라부(伊良部)'가 있는 정신과를 찾으면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내용이다. 흥미롭게도 의사인 '이라부'도 주사 패티시즘이 있으며 간호사인 '마유미'는 노출증이다. 
  이렇듯 의사와 간호사조차 괴상하기 짝이 없는 병원이지만 어쩐 일인지 그곳만 가면 사람들은 마음이 편해지고 병이 낫는다. 한없이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이라부의 힘일 터이다.
  가장 마음에 드는 에피소드는 마지막 화인 '이러지도 저러지도'. 주인공 이와무라 요시오는 자신이 핀 담배로 인해 화제가 나지는 않을까, 가스나 전기에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 등 집에 대한 강박증이 있는 남자다. 나도 가끔씩 외출할 때 '전기를 껐던가!'로 고민할 때가 있어서 공감이 많이 되었던 에피소드다. 물론 나는 10초 정도 고민할 뿐, 사회 생활을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가끔씩 아찔할 때가 있다.
  괴짜 이라부의 처방을 보면 '범인(凡人)'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지만 소설은 시종 일관 유쾌하다. 지하철에서도 피식피식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기 어려울 정도다. 늘 '이라부'처럼 살면 곤란하겠지만 가끔은 '이라부'처럼 살아도 좋을 듯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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